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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엄이도령[掩耳盜鈴]을 아시나요

당현증 … 전)부천시의회의원
< 경기인신문 www.kknews.kr 2021년 05월 08일 (토) 2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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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아니라고 하는 데, 유독 혼자만이 인정하지 않을 때를 일컫는 말로, 다 드러난 것을 얕은 꾀로 남을 속이고자 하는 것이다. 자신이 듣지 않으면 남도 듣지 못한 줄로 아는 어리석은 행동을 의미한다. 이야기의 연원은 진[]나라 범씨[范氏] 집안에 전해오던 커다란 종[]을 탐하여 훔치려던 도둑이, 너무 무거워 조각을 내서 가져가기 위해 종을 망치로 내려치자 종소리가 시끄러워 자기 귀를 막았다는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고사[古事]가 엄이도령이다.

이와 유사한 칵테일 파티 효과[cocktail part effect]’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여럿이 모인 잔치 같은 시끄러운 곳에서도 자기에게만 필요한 이야기만 골라 듣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어떤 소리를 혼자만 듣거나 혹은 혼자만 듣지 못하는 것을 칵테일 파티 효과가 빚어내는 심리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은 보이지 않게 가리거나 닫다의 뜻에 더하여 감싸거나 비호하다의 의미도 있다. 무엇인가 드러나지 않게 감추고 가리는 것을 이름이다. 그 대상이 바로 귀다. 일본인 의사[醫師]인 시노하라 요시토시의 [청각뇌]에는 귀와 마음은 이어져 있다고 주장한다. 사회적으로 어떤 특정한 소리는 듣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에서의 사회적 귀를 디펜스[defence] 귀와 네이티브[native]귀로 구분하였다. 귀를 닫으면 마음도 닫힌다는 논리로 듣는 귀가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유독 말의 성찬[盛饌] 속에 중심을 잡기 어려운 시절이다. 세계적인 역병인 코로나19에 대한 풍문이 다시 풍문들로 이어져 귀를 의심케하지만 특히,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가 판단에 앞서 진실성도 그렇지만 가능성 역시 의심스럽고 불명하기 그지없다. SNS의 발달로 시류에 적응하기 위해 일상화 되면서 이런 사회적 현상은 판단과 중심잡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이명[耳鳴]은 청각신경에 이상이 생겨 어떤 종류 소리가 연속적으로 귀에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이라 한다. 종을 훔치기 위해 시끄러운 종소리를 피하고자 자기 귀만 가린다고 남이 종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은, 저 혼자만의 일방적인 생각의 이명과 흡사하다.

다시, []나라 문후[文侯]가 신하들과 더불어 술자리를 하다가, 자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보라고 하자, 한 신하는 어질다하고 다른 신하는의롭다하고, 또 다른 신하는 지혜롭다고 하였다. 그런데 임좌[任座]라는 신하의 차례가 되자, 문후가 공정한 인사를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어리석다는 쓴소리를 했다. 문후의 얼굴빛이 예사롭지 않자 임좌는 자리를 벗어나 나가버렸다. 군주가 현명하면 신하의 말 역시 정직하다는 교훈에서 홋날 문후가 임좌를 상좌에 앉히게 되었다는 오래된 옛 이야기는 지금도 유효한 가르침을 일러주는 듯하다.

유독 선진국이라는 우리나라의 코로나19와의 대결에서 빨리 진정되지 않는 이유가 관계 당국과 국민의 신뢰에 골이 깊은 것은 서로의 사회적 디펜스 귀가 두껍게 구축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정부는 유리한 것과 말하고 싶은 것만 전하고, 국민은 부정적이고 불편한 사례만을 받아들이고 적용하려는 청각뇌의 디펜스 귀의 작용말이다.

달콤한 소리에는 귀를 열고 쓴소리에는 귀를 닫는 것이 인지상정이라지만, 풍문의 시절, 지도자와 책임자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변화는 위로부터가 빠르고 수월하다. 귀를 열고 닫게 하는 건 이해관계를 초월한 대승적 자세를 지닌 위로부터의 자각과 실천의 진정성 있는 신뢰의 솔선수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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