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기반시설민간부담 터무니 없다

부천시가 뉴타운 기반시설부담금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각 구역 별로 큰 피해가 예상된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부천시는 지난해 12월 변경 고시한 소사지구 촉진계획에서 뉴타운에 거주하는 토지등소유자는 ㎡당 18만5천원을 기반시설부담금으로 납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사뉴타운 전체 기반시설설치비 7천35억원 중 조합(민간)이 6천565억원을 부담하고 부천시(공공)는 고작 470억원을 부담한다는 것이다. 소사뉴타운의 기반시설 민간부담율은 자그마치 93.3%에 이르며 이는 다른 대도시들과 비교해 터무니 없는 수준이다. 원미뉴타운도 비슷한 상황이다.

부천시가 각 조합으로부터 받는 기반시설부담금을 징수하고 사용할 주체가 없다졌다는 점도 문제다. 부천시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부천뉴타운 3개 지구의 기반시설부담금을 받아서 공사를 집행하는 담당부서인 도시기반시설과를 폐지해 버렸다. 도시기반시설 공사를 직접 시행하겠다고 계획을 다 세워놓고 정작 관련 조직은 없애 버린 것이다.

기반시설부담금 납부방법도 좋지 않다. 각 조합은 사업시행인가 이후 100일 이내에 해당 구역의 전체 기반시설부담금 중 10%를 먼저 납부해야 하며 나머지 90%는 사용승인신청일 전까지 4회 이내로 분할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조합은 대부분의 비용을 은행 혹은 시공사에서 대여해 지급할 수 밖에 없어 주민들에게 큰 이자 부담을 안겨줄 전망이다.

부천뉴타운 3개 지구의 민간 기반시설부담율이 이처럼 높은 이유는 부천시가 각 지구별 기반시설사업비 총액을 산정한 후 이를 사업규모(지상연면적)에 따라 각 구역에 배분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구역은 자신과 무관한 곳에 위치한 기반시설설치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뉴타운지구 일부에서 구역이 해제되는 일이 발생할 때마다 부천시가 전체 기반시설 용량과 그에 따른 부담금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규모가 방대한 뉴타운 지구의 기반시설 총량과 부담금을 매번 다시 계산하는 것은 부천시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서울의 경우 동일하게 기반시설 비용을 민간에게 부담시키되 자기 구역 내의 공원, 주차장 등을 직접 설치한 후 시에 기부채납하는 형식을 사용하고 있어 기반시설 민간부담율이 40%를 넘지 않는다. 특정 구역에 기반시설 설치요인이 많다면 공공이 이를 상당금액 부담해 민간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부천시 관계자는 “관련법에 따라 기반시설을 사업시행자가 부담하는 것은 확고한 원칙이며 공공보조는 사문화됐다고 볼 수도 있다”며 “다만 사정 변경이 잦은 만큼 기반시설 부담계획 전반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성은 있다”고 밝혔다.

부천시뉴타운연합회 관계자는 “부천뉴타운의 기반시설 부담계획도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사업시행자(조합)가 기반시설을 직접 조성한 후 부천시에 기부채납하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며 “특정구역에 집중되는 기반시설 설치비는 부천시가 직접 재원을 투입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공이 거의 부담을 하지 않고 민간에 비용을 전가하면서 기반시설율을 36%까지 높게 잡은 것도 문제”라며 “소사뉴타운과 원미뉴타운의 기반시설 확보율도 도촉법상 한계인 30%까지 낮추고 국토계획법상 민간부담율이 25% 선이므로 초과되는 비용은 공공이 지원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천시뉴타운연합회는 조만간 정기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뒤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송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