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 매몰비용 70% 지원, 예산은?

부천시가 뉴타운 사업을 진행하던 추진위원회가 해산될 경우 매몰비용을 총 사용금액의 70%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예산은 세우지 않아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천시는 지난 26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다음달 15일까지 의견을 받고 있다.

주요 개정 내용은 ▲추진위가 취소될 경우 사용금액의 70%까지 보조 ▲정비계획 수립대상 구역 요건 강화 ▲조합설립인가 취소 비율 명문화 등이다.

먼저 추진위 취소시 보조금을 지급할 때는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여기서 결정된 금액의 70%이내에서 보조하기로 했다. 지원대상 비용은 추진위원회의 업무항목별 사용비용이며 이 중 과다하게 산정된 비용은 검증위원회의 검증을 거치도록 했다.

검증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포함한 15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부시장, 부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호선하기로 했다.

위원은 변호사, 공인회계사, 감정평가사, 건축사, 도시계획기술사, 세무사 등 정비사업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있는 전문가와 정비사업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5급 이상 공무원 중에서 시장이 임명 또는 위촉하기로 했다.

정비구역 지정요건도 강화하기로 했다. 새로 정비구역을 지정할 때는 무허가건축물, 위법시공 건축물, 노후ㆍ불량건축물이 대상구역 건축물 총 수의 70% 이상이거나 토지등소유자의 70% 이상과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의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를 얻었을 때 가능하도록 했다.

조합설립인가 취소 비율은 경기도 조례와 같이 ‘조합 설립에 동의한 조합원의 2분의 1’로 했다.

그러나 부천시의 이번 입법예고에도 불구하고 취소된 추진위에 지급할 매몰비용 예산은 아직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시 관계자는 30일 부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사업비 재원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국비, 도비 등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천시뉴타운연합회 관계자는 “부천시가 서울시와 같이 매몰비용의 최대 70%를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하고도 예산을 세우지 않은 것은 기만행위와 같다”며 “뉴타운 재개발을 지원할 방안은 찾지 않고 예산도 없는 매몰비용만 발표하는 편협한 행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송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