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뿌리산업과 근로시간 단축:경기인신문

뿌리산업과 근로시간 단축

박수종 부천금형사업협동조합 이사장 … “노사합의에 따라 주당 최대 68시간까지 예외 허용해야”

| 입력 : 2013/11/24 [13:12]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부는 2016년부터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을 16시간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시간제 근무 등의 다양한 방안을 통해 보다 많은 일자리를 나누자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제조업이다.

금형·도금·금속열처리 등 뿌리산업 관련업체들은 “중소기업계는 사람을 뽑고 싶어도 지원자가 없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고 현재 26만 명의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수급 물량을 맞추기 위해 불가피하게 휴일근로와 연장근무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업계 현실인데 이런 현실을 외면한 근로시간 단축이나 시간제 근무 등은 결국 뿌리산업을 도산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뿌리산업이라 할 수 있는 금형은 모든 제품의 디자인과 성능,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삼성, LG, 기아 등 대기업은 금형의 중요성을 알고 자체적으로 최신기계 설비를 막대하게 투자해 금형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면 뿌리산업계는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근무조건이나 기업의 여건이 그리 좋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납기를 맞추고 숙련공을 양성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금형산업은 납기가 생명이다. 제품개발을 하려면 경쟁업체보다 빨리 만들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외국에서 발주를 하면 30일 만에 납품하던 것을 40일 걸려 납품하겠다. 하면 어느 나라에서 한국에 오더를 줄 것인가?

대기업은 큰 어려움을 못 느낄 수도 있다. 대기업의 교육시스템으로는 몇 달 정도 교육을 시킨 기술자를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88%의 근로자가 일하는 중소기업은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결국 금형업계는 더 큰 타격을 입고 도산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다. 그것은 숙련된 기술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금형은 3~4년 배워서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다. 야근, 특근이 줄어들면 근로자는 수당이 줄어들고, 이들은 또 다른 파트타임을 해야 부족한 가계비를 채울지도 모른다.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는 정책이 오히려 일자리를 없애는 정책이 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주 68시간(주 기본 40시간+토요일 8시간+일요일 8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근무에서 주 52시간으로 줄이겠다는 것도 현실을 외면한 정책에 불과하다.

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을 육성하고 근로자를 보호하려면 현실을 좀 더 깊이 파악해서 여기에 맞는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즉, 주 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될 때처럼 이번 근로시간 단축도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또 구인난이 심각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기간 제한 없이 노사합의에 따라 주당 최대 68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고 본다.

 
광고
광고
포토뉴스
메인사진
부천시새마을회, 이웃사랑 꾸러미사업(1차) 진행
1/7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