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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효(孝)의 날’을 맞으며:경기인신문

<기고>‘효(孝)의 날’을 맞으며

당현증 … 前부천시의회의원

| 입력 : 2020/09/29 [23:57]

국가가 지정한 10월은 효의 달이고 효의 날은 매년 102일이다. 아는 사람도 많지 않지만 정부도 적극적으로 홍보도 하지 않는다. 풍수지탄(風樹之嘆)은 이제 그 의미를 알고자 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고 알려주는 사람 또한 드물 것이다. 효도의 시기는 생전이라는 한계를 깊은 후회의 대가로 죽음을 택한 자식의 비극적 결정이 주된 내용이다.

온 나라가 코로나19를 이유로 부모와 자식 관계인 천륜(天倫)을 능동적이고 강제적으로 갈라치기하고 있어 심히 안타깝다. 추석이라는 명분으로 연휴기간에 많은 젊은이들이 관광지를 찾는 것은 용인(容認)되고 일 년에 한 번 정도 부모를 찾아뵙는 일은 극구 말리려는 정부의 행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추석의 차례(祭禮)는 산 자와 죽은 자의 거룩한 만남의 시간이고 반성과 추억의 사건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에 행하는 차례는 누구나 좋은 옷과 값진 과실을 정성껏 준비하고 조상의 은덕을 기리고 자손들에게 전할 수 있는 유일한 가족과 친족들의 모임이다. 정부가 혈육을 코로나19를 앞세워 갈라치기에 겁박과 강요를 종용한다는 이야기이다. 그 의도와 목적이 무엇일까.

나의 아버지는 이천의 국립호국원에 잠들어 계시다. 오늘 그곳에 확진자가 방문했었다는 이유로 방문을 불허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구순의 어머님은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신데, 면회를 불허한지가 기억에도 가물거린다. 저승의 아버님에게도 이승의 어머님에게도 내 의도와는 무관하게 불효로 죄를 짓는 것이어서 추석의 분위기는 불쾌하고 남은 가족들 간에도 분위기는 어둡다. 이것이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정부인가.

국가에는 종묘와 사당이 있다. 나라와 가문을 일으키고 이어온 거룩한 영혼들의 안식처다. 제례는 위대한 전승과 큰 뜻을 기억하고 지금을 반성하며 내일을 다잡는 엄숙한 의식이고 함께하는 이들의 축제의 만남이기도 한 이유이다.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다면 그 제사를 잘하면 살아있는 이들과 조상, 살아있는 이들끼리의 두터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국가는 하루아침에 이룩되는 집합체가 아니라는 것을 중앙정부는 과연 모른다는 말인가.

(‘HYO’)‘Harmony Young and Old’라고 한다. 한 세대(世代)의 형성은 30년을 요한다. 그것이 우리 고유의 정서이고 정체성이고 그래도 잊지 말아야 할 역사라고 역설하면 꼰대일까. 꼰대는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先生)’, ‘아버지’, ‘늙은이를 이르는 말로 사전에 명기 되어 있다. 안타까운 교육 문화다. 이를 바로잡아야할 책임과 의무도 정부와 교육 당국이 있는 것은 아닐까.

효의 날을 지정한 당국과 이를 승인한 국회, 그리고 정치권의 관계자들, 그들을 선출한 국민 모두에게도 조상과 가족은 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된 젊은 진리다. 그래도 아버님의 대한 살아생전의 애틋한 추억과, 코로나가 무엇인지도 모르시고 병실에서 자식을 애타게 기다리시면서 불편하신 어머님이 계신 병원 앞을 서성이면서 원망이 잠들지 않는 것은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할까. 저승과 이승의 부모님은 분명히 그 답을 알고 계실 터인데, 불효는 벗을 수 없고 반성도 허락지 않으며 값을 치를 수 없음에 죽음으로 응답한 고어(皐魚)가 문득 떠오르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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