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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분노[憤怒]와 희열[喜悅] 사이

당현증 … 前부천시의회의원
< 경기인신문 www.kknews.kr 2020년 09월 14일 (월) 08: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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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와 추분 사이를 3등분하여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中候)에는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며, 말후(末候)에는 뭇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는 중국의 옛이야기가 전한다. 이 시기부터 밤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고, 대기 중의 수증기가 엉켜서 풀잎에 이슬이 맺혀 가을 기운이 완전히 나타난다고도 한다.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이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풍요의 시간이다. 자연의 이법은 늘 전조[前兆]로 인간에게 앞일을 미리 일러준다. 준비를 위한 자연의 은총이다. 올해는 유독 태풍과 폭우로 고통과 피해가 유별했다.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十里) 천석(千石)을 늘인다.’고 하여 백로에 비가 오는 것을 풍년의 징조로 생각한 곳은 경상남도의 섬 지방에서 전래하는 이야기다.

코로나19라는 역병의 광풍으로 질병에 대한 분노가 깊은 가운데 때 아닌 비와 바람이 부채질을 더했다. 분노는 어떤 일에 대한 억울하고 원통함을 일컫는다. 자연의 이변에 대한 원통은 수용과 관용에 너그러울 수밖에 도리가 없는 건 인간의 오랜 관습이다. 인간의 한계에 대한 경험의 인식이다. 역병에 대한 이력[履歷]도 생활화에 익숙해 간다. 생존과의 다툼이라는 인식의 한계적 수용[受容]이다.

문제는 역병을 이용한 정부의 국민을 위한 대처[對處]이다. 국민이 국가에 대하여 신뢰를 잃거나 저버릴 때 분노는 시작되고 요동을 동반하고 증폭한다. 역병이라는 이름 뒤에 음험한 계략이 민낯을 드러내는 것을 목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위에 고위 공직자들의 처신은 거친 분노의 불 위에 기름을 붓고 있다. 분노의 화염이 아직은 포화 상태다. 분노가 어떤 일에 대한 억울함이라면 그 대상은 국민을 위한 공복[公僕]인 공직자의 배반과 배신에 대한 응분이다.

분노의 이면엔 희열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 국민을 호오[好惡]로 나누어 분열시키는 주체는 정부라고 느끼는 국민이 다수다. 희열의 내용엔 욕구가 자리하고, 그 깊숙한 내면엔 무엇인가를 얻어 채워짐이 존재한다. 그 이득의 주인공이 있다면 누구일까. 또 이익의 내용은 어떤 것일까. 상상이 현실이 되면 꿈은 꿈이 아니다. 그런 지금의 현실을 목도[目睹]한다. 불행을 넘어 분노가 덮친 현재다.

추분[秋分]은 계절의 구분이 뚜렷한 갈마듦이다. 준비를 예고하는 자연의 거룩한 일러줌이다. 바로 이어질 추운 겨울을 대비해야 할 결실의 가을이 담을 게 없어 텅 비었다. 더구나 독감[毒感]의 계절이기도 하다. 독감은 지독한 유행성 계절 감기다. 지나쳐야할 통과의례다. 역병으로 지친 국민에게는 연습이 있어 그나마 천만다행이 될 것이다.

이제 정부가 부여한 감당하기 어려운 분노의 덮개에 대한 대처가 난감하다. 불은 이미 시작되었지만 주체는 희열로 희희낙락이다. 거대한 편가름의 강은 깊고 거세다. 거센 분노와 벅찬 희열의 다툼과 대치 사이엔 승패의 참혹만이 처참한 결론일 뿐이다. 국가와 국민의 관계가 물과 배인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진 숙명적 관계다. 물은 상선지수[上善之水]. 이제 흐르는 물의 시간이 급류로 변하는 건 한순간이다. 분노를 잠재울 소방수[消防水]가 아쉽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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