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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불고하면 염치도 없는 것인가

당현증 … 前부천시의회의원
< 경기인신문 www.kknews.kr 2020년 07월 06일 (월) 16: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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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지나가버린 것이다. 역사도 지나간 흔적이다. 과거나 역사는 지울 수 없다. 지워질 수 있다면 과거도 역사도 아니다. 삶은 늘 연속 위에서 존재한다. 탄생과 죽음은 연속 가운데 놓인 토막이다. 탄생은 미래와 시간과의 반비례이고 죽음은 과거와 비례한다.

지금은 시간의 혼란과 혼돈으로 바로서기 어려운 시기이다. 과거가 현재가 되고 미래로 다가온다. 과거를 뒤집고 흔적을 찾아 지우고 바꾸는 일들로 정치가 광풍(狂風)이다. 오래된 미래다. 내일의 역사가 함부로 펼쳐진다. 그야말로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하는 시절이다. 바로 지금이다.

지금을 불고(不顧)의 나라라고 말하면 잘못임이 분명하다. 대역(大逆)이다. 대역은 배반과 인륜을 거스른 범죄이고 패륜이다. 왕권에 대한 반역이고, 부모나 사회를 향한 반란이다. 반역과 반란은 장삼이사(張三李四)의 의지와는 거리가 멀고 의미도 무관하다. 그래서 더없이 안타깝고 아쉽고 한숨이 깊다.

염치(廉恥)는 삶의 배려이고 이유 가득한 관심이다. 사회는 인간의 벗어날 수 없는 삶의 불가피한 광장이다. 그것은 우리만의 벗을 수 없는 고유의 문화이고 거룩한 흔적이다. 체면의 대상에는 타인이 전제되는 윤리가 근본이다. 부끄러움은 인간으로서 내면의 반영이고 양심의 바로미터다. 분명 지금의 정치 행태는, 과거의 미래는 염치가 분명 사라진다. 차라리 능동적으로 지운다고 말해도 마땅할 것이다.

염치와 불고는 과거와 현재를 거울삼아 내일을 염려하는 인간의 의무와 책임의 우선적 행위이다. 가버린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가늠하는 건널목에는 반드시 멈춰서 돌아봄이 필연적 대전제(大前提). 과거에 대한 반성에는 양가적(良價的) 성찰이 뒤따른다. 불고가 존재해야하는 당연한 이유다.

과거와 역사가 많이 아파하는 지금은 흔적의 눈물이 피보다 붉고 검다. 어디에 대고 하소연도 할 수 없고 외칠 수 없는 어두운 저녁으로 해일이 높다. 이미 죽었다던 기억과 살아올 수 없는 악령들의 아비규환이 좀비가 되어 아침을 가로 막아선다.

 

국가를 책임져야 하는 정부의 관료와 국민의 이름을 배경삼아 완장을 찬 정객들의 불고와 몰염치의 칼춤이 두렵고 무섭다. 미래가 과거이기를 바란다면 분명 순리는 아니다. 너무 애가 탄다. 갑자기 국민을 피곤하게하고 마음마저 불안한 이유는 그들로 부터다. 별의 별 걱정을 하면서 근심의 포로가 되는 것 역시 분명 그들 때문이다.

단테의 [신곡]의 내용 중 지옥의 입구에는 일체의 희망을 버려라는 간판이 있다는데, 지금은 지옥보다 더한 폭풍전야다. 눈앞에 삼삼한 폭풍이 지나간 흔적이 가늠조차 허락이 안 된다. 돌아갈 수도 돌아설 수도 없는 지금은 가보지 않은 지옥을 상상하게 한다. 권력자들에게 함부로 불고하면 염치라도 있기를 더운 여름밤에 별을 향해 흔들리는 두 손을 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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