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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염치(廉恥)를 되새기며:경기인신문

<기고> 염치(廉恥)를 되새기며

당현증 … 前부천시의회의원

| 입력 : 2020/06/01 [12:29]

6월은 망종(芒種)으로 시작된다. 한 해 가운데 가장 바쁜 농사 기간이 망종(忙傱)이다. 보리 베기와 모내기가 겹친다. 남쪽에서는 이 시기를 발등에 오줌 싼다고 표현했다. 농민에게 천기(天氣)는 생활이었다. 자연과의 교감으로 깨달은 경험이다. 지금은 잊혀진 기억속의 보릿고개도 연상된다. 궁민(窮民)과 유민(流民)의 아픈 과거도 관련이 깊다.

현재도 궁민 아닌 궁민(窮民)이 있는 듯하다. 정확히 궁민 취급을 받는 듯하다. 코로나19를 핑계로 정부의 그런 대우가 심하다. 재난기금이라는 미명 아래 국민은 긍지를 버린 것 같다. 가치보다 물질이 더 앞이다. 국민의 염치(廉恥)를 국가가 관장한다. 그런 국가는 과연 염치가 있을까.

염치보다 앞서는 체면은 인간의 기본 도리다. 타인을 향해 떳떳할만한 처지가 체면이다. 그 후의 일에 대해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염치다. 체면불구가 염치불구보다 앞선다. 체면이 없는 국가에 염치를 바라는 건 허망(虛妄)이다. 허망은 거짓이 중심이다. 신뢰가 사라지면 패망이 싹튼다. 지금 국가의 상황이라면 과언(過言)일까.

체면과 염치의 공통엔 관계가 개입된다. 나와 남, 국가와 국민의 관계다. 창궐이 지속되는 역병(疫病)은 염치와 관계가 깊다. 나를 내세우면 남은 상대적으로 그 반대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 배려가 사라진 곳에서의 다툼과 갈등은 창궐한다. 남과 국민에 대해 여러 가지로 진정한 마음으로 보살피고 도와줄 때 진정한 회복이 깃든다. 국가의 배려가 달갑지 않은 이유이다.

선거가 끝나고 정치권은 다툼이 극성이다. 자리다툼이다. 염치는 계급을 지닌 단어다. 상하의 가름을 보여주는 다툼이 다수결의 원리로 위장(僞裝)된다. 염치를 앞세운 관계의 표출이 무시(無視). 무시는 존재의 부정이다. 편가름의 극치다. 다수는 횡포를 잉태하기 쉬운 태반(胎盤)이다. 피해는 국운에 심대한 영향을 가져온다. 반성이 늦은 후회가 될 때 결과는 참혹이다.

한 기업인은 신입사원에게 초등학교의 도덕책을 선사해서 주목을 받았다는 일화를 들었다. 모든 인간관계는 그 수준을 넘지 않고 기본을 지키라는 고언(苦言)이었을 것이다. 길을 잃으면 처음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이다. 해법이 반성을 통해야 가능한 이법(理法)이다. 정보를 모으고 지식을 구하고 나야 지혜에 이르는 과정이다.

지민(知民)의 수준이 국가의 격()이다. 불행하게도 지금은 분명 아니다. 모든 격은 개인의 연찬(硏鑽)을 필요로 한다. 국민도 스스로의 지위나 신분을 위해 수신(修身)은 기본이다. 배려는 수신만이 주는 삶의 기술이다.

배고팠던 시절의 우리 선조들은 국가보다 이웃을 위한 진실한 배려로 보릿고개를 넘었다. 이제는 가고 없는 보릿고개를 경험하는 지금이 두렵다. 지민이 절실한 계절에, 배려가 더 급한 건 국가와 새로 시작하는 선량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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